그러면서 아침마다 종각역을 나와 지하통로를 거쳐 지상으로 나오다보면 저 자리로 눈을 돌리게 된다. 오늘은 이 추위를 잘 견뎌내셨을까 하고 마음의 눈길을 돌리게 된다. 감히 사진을 찍는다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다. 내가 뭐라고 함부로 그의 인격을 매체에 담아놀 수 있겠는가.
오늘은 퇴근하는데 사진처럼 잘 정리된 채 어딘가로 나가 있고 자리가 비어 있었다. 식사를 하러 가신 걸까? 아니면 화장실에? 그 자리를 조금 지나자 다음 구석에는 항상 그 자리에 계시는 분이 니은 자로 벽에 기댄 채 앉아 있었다. 이 추위에. . .
그래도 사진의 짐 주인은 캐리어도 가지고 있고 아직 과거의 무언가를 남기고 있으니, 모든 걸 잃어버린(어쩌면 잊었는지도 모르겠다) 다음 분보다는 나은 것 같다. 그 캐리어 안에 뭐가 들었을까? 그 과거가 나 이랬던 사람이야 하며 현실에 묶어두는 올무가 아니라, 노숙자 생활까지도 겪어내고 재기에 성공했다는 어떤 사장님의 이야기처럼 새로운 희망이 담겨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?
이런 그늘진 모습이지만 여기에 남겨 놓는 것은 그 그늘이 우리가 함께 온기와 인정으로 걷어내야 할 우리의 몫임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. 그런 일 하라고 하나님이 날 로스쿨에 보내신 것 같기도 하고^^ 아자자!
법률사무소에서의 실무수습 마치고 돌아가던 어느 저녁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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